미디어는 통념이 있기에, 통념을 위해 존재한다. 미수다



미디어는 대중의 이미지를 따라하고
대중은 미디어가 보여주는 이미지를 따라한다.

서로 끊임없이 상호작용 하며 ‘통념’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미수다’의 설정들은 이런 미디어의 역할을 매우 잘 보여주고 있는 예라 할 수 있다. 스튜디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사람들의 통념에서 전혀 벗어나지 않는 존재들이다. 분명 개인마다 생각이 다르기도 할 텐데, 편집의 기술인지 시청자가 받아들일 때는 굉장히
 이분화(二分化) 되어있다.

예를 들어, 결혼에 대해 토론할 때, 그건 사실 제대로 된 토론이 아니었다. 그들은 서로 완전히 다른 주제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었다.결혼이라는 것에 대한 관념 자체가 서로 다른데 아무런 문화적 배경에 관한 설명 없이 이야기를 했다. 토론을 보다 보니 결혼에 대한 외국인과 내국인의 생각 차이를 알아본다는 것보다는 합리적, 독립적인 서양인의 이미지를 띄워 주는 것이 목적인듯 한 느낌이 강했다. 사실 다른 주제도 다 마찬가지의 느낌이었다.

외국인들은 대한민국에 대해 내국민들과 다른 생각을 하기에 한국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 이 프로그램의 흥미요소 이자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 내용을 보면 그런 객관화에서 오는 좋은 말이 종종 있긴 하나, 거의 예측 가능한 것이어서 크게 흥미롭지 않았다. 오히려 여기서 흥미가 되었던 것은 외국인과 한국 여대생들의 대립구도였다. 분명히 한국 여성들 중에도 합리적이고 독립적인 생각과 발언을 한 사람이 있었을 것이다. 방송 안에서가 아니라 실제 세계에서는 충분히 그러니 말이다. 그러나 방송은 의도적으로 서양인들과 극으로 반대되는 의견들만 편집해서 보여주었다. 방송만 놓고 보면 한국 여성들은 돈과 외모만을 중요시하고, 외국 여성들은 독립적이고 주체적이며 사람의 인성을 본다.

이렇게 정확히 대립구도를 이루도록 만든 것은 역시 시청자들 즉 대중의 편의를 위한 것이다. 만약 프로그램의 인물들이 나라와 문화권을 떠나 그냥 개개인의 생각 차이를 말한다면, 이것은 설정 기획하기도 힘들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이 보기에도 뚜렷이 구분이 되지 않아 지루함을 느낄 것이다. 악당과 정의가 구분되지 않은 헐리웃 흥행대작을 상상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방송은 합리적 서양인, 그렇지 않은 한국인을 명확히 구분하여 서로 반대쪽의 의견만 내게 만들어 보기 편하게 그리고 시청자들이 흥미를 느끼게 만들었다.
 

텔레비전 외의 다른 대중매체도 마찬가지 이다. 신문, 방송 등 언론은 모두 공공의 악마 또는 공공의 천사를 제조해낸다. 그 중간은 있을 수 없고 있어봤자 전혀 재미가 없어지기 때문에 대중의 관심을 끌기에 좋지 않다. 미디어는 관심을 끌 수 없는 것은 다루지 않는다.
미디어가 원하는 것은 관심이지 진실이 아니다.

대중이 원하는 것도 흥미이지 진실이 아니다.
이미지는 끊임없이 대중과 미디어의 사이를 로프반동하며 움직인다. 서양 사람이 합리적이라는 생각도, 한국 여자들이 돈을 좋아한다는 생각은 앞으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냥 그렇게 받아들이고 내보내는 것이 편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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